【제철, 초목이야기】전화위복

남천이 뿜어내는 붉은 기운이 삭막한 겨울에 힘을 내게 해준다

홍은기 온투게더 대표 승인 2024.01.24 09:09 의견 0
남천 Nandina domestica Thunb. 매자나무과 남천속 상록성 활엽 관목


남쪽 하늘, 남천 南天은 중국 따뜻한 곳에서 왔다. 그렇지만 남천의 제철은 겨울인 듯싶다. 겨우내 붉은 잎과 열매를 달고 있어 눈이라도 내리면 시선을 확 잡아당긴다. 남천이 뿜어내는 붉은 기운이 삭막한 겨울에 힘을 내게 해준다.

초여름에는 푸르름을 한껏 드러내는 남천이다. 한여름을 거치면서 선홍빛, 자줏빛으로 서서히 붉어지다가 한겨울에 절정을 맞는다. 그러려면 뜨거운 여름 햇빛 아래에 오래 있어야 한단다. 그때 만들어진 당분으로 겨울을 버티는 거다.

남천 열매가 불타는 촛불 같다고 해서 남천촉 南天燭 이었다. 가늘고 꼿꼿한 줄기는 대나무를 닮아 남천죽 南天竹이라고도 불렀다. 일본이 이를 줄여 남천이라 했고 우리나라는 주로 일본에서 개량한 원예품종을 들여오면서 그리 따랐다.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는 푸바오처럼 남천바오라고 부른단다. 남천 꽃말이 전화위복이니 둘 다 복을 전하는 보물인 셈이다. 중국인들은 붉은색이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어 신년에 남천을 선물한다. 올 설에는 남천을 들여놓아야겠다.

* 이 글은 '초목이야기' 블로그에서 더 많은 사진과 함께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고양파주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