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초목이야기】문일지십

열매가 다닥다닥 잔뜩 달린 참느릅나무

홍은기 온투게더 대표 승인 2023.12.20 09:00 | 최종 수정 2023.12.20 09:30 의견 0
참느릅나무 Ulmus parvifolia Jacq. 느릅나무과 느릅나무속 낙엽 활엽 교목


참느릅나무를 만나고도 느티나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느티나무가 정자나무로 마을마다 한두 그루씩은 버티고 있으니 그럴 만 하다. 느티나무는 눈에 익숙하지만 참느릅나무는 그렇지 않은 거다. 적어도 잎만 보면 그럴 수 있다.

그게 아니라는 걸 알기까지 꽤나 오랜 세월을 지나쳐 왔다. 중랑천변에서 열매가 다닥다닥 잔뜩 달린 참느릅나무를 만나기 전까지 그랬다. 사실 그때도 몰랐다. 나무 키가 작았고 열매에 날개가 있었으니 좀 이상하다고만 생각했다.

이듬해 가을에 참느릅나무 꽃을 보고 나서야 제대로 알게 됐다. 그때까지만 해도 느티나무는 키가 큰 데다가 꽃이라고 해 봐야 보잘 것 없어 본 적이 없었다. 느티나무 꽃을 봤다고 좋아했지만 봄에 피니 가을 꽃 참느릅나무와 달랐다.

그러고 나서 봄에 느티나무 꽃도 보게 됐고 느릅나무도 알게 됐다. 참느릅나무, 느릅나무, 느티나무가 느릅나무과에 속하는 사촌지간이었다. 문일지십 聞一知十,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안다고 했다. 그런 기쁨을 안겨 준 참느릅나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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