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으로】 바리캉

유성문 주간 승인 2022.05.26 00:37 의견 0

바리캉은 항상 공포의 대상이었다. 툇마루에 앉아 어머니 속치마를 둘러쓴 채 아버지 손에 머리를 맡겼을 때도, 담임선생님의 두발 단속에 걸려 정수리에 고속도로를 개통시켜야 했을 때에도, 내무반 막사 뒤에서 서툰 이발병의 실습 순서를 기다릴 때에도. 기계충, 미싱기름, 까까머리…. 추억의 낱말들은 사라지고, 바리캉을 통해 전해지던 우악스럽지만 따뜻했던 손아귀의 힘 또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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